고가도로를 빠져나오자 구름 사이로 푸름이 보였어
너무 더운 요즘, 그저 바람이 부는 것만을 기다렸어

나무 그늘에 앉아
무언가 뺨에 닿아
올려다보니 머리 위에서 피고 떨어져 

사르르, 우리 이제 숨 쉬는 것도 잊고서 
눈 깜빡이는 것조차 귀찮아 
자, 오늘조차도 내일엔 과거로 바뀌어 
그저 바람을 기다려 
그러니까 우리 이제 말하는 것도 잊고서 
작별 인사조차 귀찮아 
맑은 하늘에 그저 꽃이 떨어져 
지금, 봄꽃 눈보라 

다음 날도 약속이야 
꽃구경 온 사람들도 적어졌어 
봄 내음도 곧 사라져 
올해도 여름이 오는 건가 

고가도로를 빠져나오니 저 길 끝에 네가 보였어 
얼마나 더 남았을까 
얼마나 더 봄을 만날 수 있을까 

강가의 언덕, 나무 그늘에 앉았어 
또 어제와 다름없이 오늘도 피는 꽃을 보며 

우리 이제 숨 쉬는 것도 잊고서 
눈 깜빡이는 것조차 귀찮아 
꽃 흩날리며 지금 부는 이 바람은 
그야말로 봄도둑이야 
바람에 오늘도 시간이 흘러 
일어서는 것조차 귀찮아 
흩날리는 꽃 사이로 하늘이 보여 
아직, 봄꽃 눈보라 

오늘도 만나러 가 
나무 그늘에 앉아 
한숨을 쉬어 
꽃도 곧 끝나 
내일도 만나러 가 
봄이 곧 끝나 
망설이듯이 시간이 흩날려 사라져 

사랑을 노래하기에 말로는 부족해 
라임 맞추는 것조차 귀찮아 
꽃이 핀 지금을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사르르, 우리 이제 말하는 것도 잊고서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귀찮아 
꽃구경은 우리끼리만 
아직 지지 마, 봄꽃 눈보라 

앞으로 조금만 더 
이제 셀 수 있을 정도밖에 남지 않았어 
앞으로 꽃 두 송이뿐 
이제 꽃 한 송이뿐 

그저 잎만 남았을 뿐, 사르르 
지금, 끝나는 봄